지난 편 수학 강사에게 묻다 ③에서는
1등급 경계에 한두 문제 차이로
아이들이 몰려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은 그 끝에 예고했던 두 질문입니다.
2학기 기말이 다가오고 겨울방학 이야기가 나오면
상담에서 이 두 질문이 꼭 같이 나옵니다.
"선생님, 학원을 옮겨야 할까요?
아니면 선행을 더 빼야 할까요?"
저도 학원 강사라서
이 글을 쓰는 게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제 기준을 숨기지 않고 적어 보겠습니다.
제 기준으로 가장 나쁜 때는 두 번입니다.
하나는 시험 6~8주 전이고,
다른 하나는 성적이 한 번 떨어진 직후입니다.
시험 6~8주 전이면
학교마다 범위가 정해지고 진도가 막바지입니다.
새 학원은 진도도, 숙제 방식도, 선생님 말투도 다 다릅니다.
아이는 그 적응에만 몇 주를 씁니다.
시험 준비할 시간을 적응에 내주는 셈이죠.
성적이 한 번 떨어진 직후도 비슷합니다.
한 번의 하락은 학원 탓일 수도 있지만,
그 시험 범위가 유독 약한 단원이었을 수도,
실수 몇 개가 몰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원인을 모른 채 옮기면,
같은 구멍을 새 학원에 그대로 들고 갑니다.
반대로 이런 모습이 몇 달째 계속된다면
옮기는 걸 진지하게 생각해 보셔도 됩니다.
1. 숙제에 피드백이 없다
틀린 문제에 아무 표시 없이 다음 숙제만 쌓입니다.
2. 질문할 틈이 없다
아이에게 물어보면 "물어볼 시간이 없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3. 반 수준과 아이 수준이 계속 안 맞는다
수업이 너무 쉽거나, 반대로 거의 못 따라갑니다.
셋 다 성적표가 아니라
아이의 하루에서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부모님이 확인하기도 쉽습니다.
숙제 노트 한 권만 펼쳐 봐도 앞의 두 가지는 보입니다.
옮기기로 했다면, 저는 겨울방학 직전을 권합니다.
시험이 끝났고, 새 학기 진도가 시작되기 전이라
적응 기간이 손해로 바뀌지 않는 거의 유일한 때거든요.
작은 실무 하나만 붙이면,
학원법의 교습비 반환 기준은
총 교습시간의 1/3, 1/2이 지난 시점마다
돌려받는 비율이 달라지고, 절반이 지나면 돌려받지 못합니다.
교습 기간이 새로 시작되기 전에 정하는 게 손해가 적습니다.
정확한 금액은 시·도 교육청 학원 안내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학부모님들은 이걸 둘 중 하나 고르는 문제로 보십니다.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선행과 심화는 경쟁하는 게 아니라
먼저 지금 과정의 바닥이 깔려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제 기준은 이렇습니다.
지금 배우는 과정의 유형서를 혼자 풀어서 70~80%를
넘기지 못한다면,
선행은 다음 과정을 배우는 게 아니라
같은 구멍을 한 학년 위에서 다시 만나는 일이 됩니다.
집에서 확인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공통수학1 유형서의
한 단원 40문제를 답지 없이 풀었다고 해 보겠습니다.
28문제 이상 맞았다면 70%, 일단 첫 관문은 통과입니다.
두 번째는 같은 단원을 다시 풀 때 걸리는 시간입니다.
처음에 그 40문제를 90분에 풀었는데
일주일 뒤 틀린 문제를 빼고 다시 풀 때도
여전히 비슷하게 걸린다면,
아직 손에 붙은 게 아니라 기억으로 푼 것입니다.
제 기준으로는 두 번째 풀이가
처음의 절반 남짓, 이 예시라면 45~50분 안쪽으로 줄어야
'이 단원은 됐다'고 봅니다.
두 기준을 다 넘긴 아이라면
선행을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그때부터는 선행과 심화를 나란히 가져가도 되고요.
넘기지 못했다면, 지금 과정을 한 번 더가 오히려 빠른 길입니다.
옮길지, 선행을 늘릴지 고민되신다면
결정 전에 숙제 노트와 유형서 한 권만 펼쳐 보세요.
피드백이 남아 있는지, 혼자 몇 개를 맞혔는지.
학원 이름보다 그 두 페이지가 더 많은 걸 말해 줍니다.
다음 편은 이 시리즈의 마지막,
고1 겨울방학, 공통수학 마무리냐 대수 선행이냐를 다룹니다.
오늘 기준을 겨울방학 계획에 직접 대 보겠습니다.
'6~8주 전', '70~80%', '두 번째 풀이 시간' 같은 기준은 통계가 아니라 제 지도 기준입니다. 40문제·90분 예시는 설명을 위해 만든 가상 계산입니다. 교습비 반환 기준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별표 4)에 따르며, 세부 금액은 각 시·도 교육청 학원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