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 수학 강사에게 묻다 ④에서는
선행과 심화가 사실은 순서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그 기준을 고1 겨울방학에 직접 대 보겠습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
10월 말, 2학기 기말을 앞두고
고1 학부모님들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이겁니다.
"선생님, 겨울방학엔 공통수학을 다시 볼까요,
아니면 대수 선행을 나갈까요?"
수능에 안 나오는 과목을 붙잡고 있자니 불안하고,
그렇다고 그냥 넘기자니 찜찜하신 거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고1은 공통수학1·2를 배우고,
고2부터 대수·미적분Ⅰ·확률과 통계로 넘어갑니다.
평가원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시문항 안내』를 보면
수학 출제 범위는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 세 과목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공통수학은 빠진 것 같죠.
그런데 같은 안내서에 이런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수학 교과는 위계성과 연계성이 강해서
공통수학1·2의 내용은 간접적으로
출제 범위에 포함된다고요.
그래서 공통수학은 수능에 안 나온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정확히는 직접 묻지는 않지만, 바닥에 깔려 나온다입니다.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오실 테니
문제 두 개를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
1. 공통수학2 — 유리함수
y = 1/(x-2) + 3 의 그래프를 그리고 점근선을 구하시오.
2. 대수 — 지수함수
y = 2^(x-2) + 3 의 그래프를 그리고 점근선을 구하시오.
겉모습은 다르지만 두 문제가 묻는 건 하나입니다.
기본 그래프를 x축 방향으로 2, y축 방향으로 3
평행이동할 줄 아느냐.
첫 번째의 점근선이 x = 2, y = 3이고
두 번째의 점근선이 y = 3인 이유도 같은 원리입니다.
여기서 아이들이 자주 걸리는 데가 있습니다.
"x-2니까 왼쪽으로 2 아니에요?"
이 헷갈림을 공통수학2에서 정리하지 못하면
대수의 지수·로그함수에서 똑같이 막히고,
삼각함수 그래프에서 세 번째로 다시 막힙니다.
그래서 대수가 유독 어렵게 느껴질 때는
대수 자체보다
공통수학2 함수에 남은 빈틈이 원인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양자택일이 아니라 순서로 봅니다.
판단은 두 가지만 보시면 됩니다.
하나는 2학기 기말 공통수학2 결과,
다른 하나는 함수와 그래프 단원 유형서의 오답입니다.
기말에서 틀린 문제가
함수와 그래프 단원에 몰려 있다면,
또는 유형서 그 단원을 혼자 풀어
지난 편 기준인 70~80%를 넘기지 못한다면
마무리가 먼저입니다.
반대로 두 기준을 다 넘겼다면
대수로 가도 됩니다.
방학을 8주로 잡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마무리형이라면 앞의 3주는 공통수학2 함수·도형을 다시,
나머지 5주에 대수 지수·로그함수를 시작합니다.
선행형이라면 첫 주에 함수 단원만 점검하고 바로 대수로,
대신 일주일에 하루는 공통수학 오답을 다시 봅니다.
어느 쪽이든 공통수학을 아예 놓는 주는 없게 짭니다.
대수의 첫 단원부터 그 위에 서 있으니까요.
하나 더, 고2에 어떤 과목을 어느 학기에 배우는지는
학교마다 다릅니다.
외고를 포함해 학교 교육과정 편성표를
학교알리미나 학교 홈페이지에서 먼저 확인하시고
방학 계획을 거기에 맞추시길 권합니다.
다섯 편 동안 숙제 확인, 계산 실수, 5등급제,
학원과 선행까지 학부모님들이 물어 오시는 질문을 다뤘습니다.
결국 늘 같은 말로 돌아오더라고요.
지금 과정의 바닥부터 확인하고, 그다음에 올라가자.
겨울방학 계획을 세우기 전에
아이의 기말 시험지에서 함수 문제만 따로 펼쳐 보세요.
그 몇 문제가 방학의 순서를 정해 줍니다.
두 그래프 문제와 8주 방학 시간표는 설명을 위해 만든 예시이며, 70~80% 기준은 통계가 아니라 제 지도 기준입니다. 출제 범위와 '공통수학1·2 간접 포함' 문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시문항 안내』를 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