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다시 읽기 지난 편에서는
통합 수능이 외고에 연 문과
아직 닫혀 있는 문을 나눠 봤습니다.
오늘은 시리즈의 마지막, 자기소개서와 면접입니다.
"선생님, 외고 자소서는
몇 점짜리예요? 잘 쓰면 뒤집을 수 있나요?"
10월이 되면 이 질문이 부쩍 늘어납니다.
그런데 요강을 펼쳐 보면 답이 조금 의외예요.
명덕외고 『2027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요강』으로 보면
1단계는 영어 교과성적 160점에 출결 감점을 더해
정원의 1.5배수를 뽑습니다.
영어는 중2·3 네 학기 성취도로, A면 학기당 40점입니다.
2단계는 1단계 성적 160점에
면접 40점을 더한 200점입니다.
면접은 자기주도학습 과정 20점, 지원동기·진로계획 10점,
인성 10점으로 나뉘고요.
그리고 요강은 이 면접을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평가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그러니까 자소서는 따로 매기는 글이 아니라,
면접 40점의 질문지인 셈입니다.
여기서 숫자 하나만 같이 보겠습니다.
출결은 미인정 결석 하루에 1점이 깎이고,
미인정 지각·조퇴·결과는 종류 상관없이
3회를 결석 1일로 칩니다.
그래서 감점을 그래프로 그리면 계단 함수가 됩니다.
지각 1회, 2회까지는 0점이다가
3회째에 −1점으로 한 칸 내려가요.
남는 2회 이하는 감점하지 않는다고 요강에 적혀 있습니다.
비교해 보면 이렇습니다.
영어 한 학기가 A에서 B로 내려가면 −4점.
미인정 결석 4일, 미인정 지각 12회와 같은 크기예요.
1단계에서 4점이면 결코 작지 않죠.
출결 산출 기준일은 2026년 11월 13일(금)입니다.
지금 중3에게는 아직 한 달이 남아 있다는 뜻이고,
"지각 한 번쯤이야"가 계단 앞에 서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자소서에서 떨어지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의외로 열심히 한 증거를 너무 많이 쓴다는 겁니다.
요강에 따르면 교과 점수·석차,
공인어학시험 성적, 대회 수상을 쓰면
0점 처리입니다.
돌려서 쓰는 우회적·간접적 진술도 0점이에요.
요강의 '잘못된 작성 사례'에는
TOEIC 450점에서 850점이 된 이야기,
영어 100점으로 전교 1등이 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성적이 오른 이야기는 부모 입장에선 제일 쓰고 싶은 대목이죠.
그런데 바로 그게 요강이 든 잘못된 예시입니다.
특정 대학명·기관명·상호명·강사명도
항목 배점의 10%가 깎입니다.
그러니 학원 이야기, 제 수업 이야기도
자소서에는 쓰지 않는 게 맞습니다.
하나 더, 요강은 학생 본인이 직접 작성한다고 못박고
유사도 검증 시스템으로 표절·대필을 확인합니다.
대리 작성이나 표절이 드러나면 사후에도 입학 취소예요.
AI가 처음부터 끝까지 쓴 글은 본인이 쓴 글이 아니고,
무엇보다 면접에서 그 문장을 물으면 막힙니다.
면접에서는 교과 지식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어 보라는 질문은 나오지 않아요.
대신 배점이 제일 큰 자기주도학습 과정 20점은
목표 설정, 계획, 학습, 결과와 평가까지의
전 과정을 봅니다.
저는 여기에 수학 공부가 꽤 좋은 재료라고 봅니다.
"○○ 학습법으로 공부했다"는 한 줄은 아무것도 보여 주지 못하지만,
"함수 그래프 문제에서 계속 막혀서,
틀린 문제마다 첫 줄을 왜 세웠는지 적어 두었다"는
면접관이 바로 다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문장이거든요.
점수는 한 글자도 없는데
어디서 막혔고, 어떻게 다시 풀었고,
그 뒤에 무엇이 달라졌는지가 보입니다.
과정이 보이는 문장은 면접에서 질문이 되고,
점수만 있는 문장은 0점이 됩니다.
원서 접수는 12월 초, 1단계 발표는 12월 9일(수)입니다.
자소서는 1단계 합격자만, 발표 당일 15시부터
12월 11일(금) 17시까지 사흘 안에 냅니다.
띄어쓰기 빼고 1,500자, 그 사흘에 처음 쓰기엔 빠듯하죠.
초안은 지금, 10월에 한 번 써 두는 게 맞습니다.
외고, 다시 읽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경쟁률이 오르는 이유, 1단계에서 갈리는 합불,
수학이 약해서 외고를 고르는 선택의 손익,
중2 함수에서 갈리는 외고 내신, 통합 수능의 열린 문까지
여섯 편을 이어 읽으시면 외고 입시의 지도가 한 장으로 그려질 겁니다.
전형 구조·배점·일정·배제사항은 명덕외고 「2027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요강」(2026.8.26. 게시) 기준입니다. 서울 외고·국제고는 서울시교육청 매뉴얼에 따라 같은 틀이지만, 배제사항 감점 폭(10~20%)과 세부 일정은 학교마다 다르니 지원 학교 요강을 꼭 직접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