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서는 회차별 O, X 표를 그리고
한 등급이 몇 장을 살리는지 세어 보자고 했습니다.
그 끝에 예고했던 대로,
오늘은 시리즈 마지막으로
'면접'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이맘때 학부모님께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면접은 1차 붙고 나서 준비해도 되죠?
지금은 수능이 급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맞는 말입니다.
수능이 먼저인 건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다만 달력을 펴 보면 그 '나중'이
생각보다 훨씬 짧습니다.
수능은 11월 19일, 오늘로 42일 남았습니다.
그리고 학생부종합 1단계 발표는
대개 수능이 끝난 뒤에 몰려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면,
서울대 2027 수시 모집요강에서
지역균형전형은
1단계 발표가 11월 27일,
면접이 12월 4일입니다
(의대·수의대는 12월 5일).
일반전형은
11월 20일 발표,
면접 및 구술고사가 11월 27일이고요.
발표에서 면접까지 1주일 남짓,
그것도 수능을 막 치른 직후입니다.
다른 대학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원한 대학 모집요강에서
1단계 발표일과 면접일을 오늘 찾아 표시해 두세요.
대교협 『2027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는
대학별고사 운영 원칙으로
교과중심의 문제풀이식 구술형 면접은 가급적 지양한다는
문장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학종 면접은 제출한 서류,
특히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대 지역균형 면접도(의대 제외)
제출서류를 토대로 내용을 확인하고
기본적인 학업 소양을 보는 방식,
면접위원 여럿에 10분 내외라고 안내돼 있습니다.
반면에
일반전형은 제시문을 읽고 답하는 방식이라 결이 다릅니다.
오늘 이야기는 서류 기반 면접용이라는 점, 먼저 밝혀 둡니다.
서류 기반 면접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은
대략 다섯 갈래로 묶입니다.
1. 왜 이 학과, 왜 이 대학인가(지원동기)
2. 가장 깊게 파고든 탐구 하나
3. 함께한 활동, 부딪혔던 일
4. 기억에 남는 책
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모든 대학이 이 순서로 묻는 건 아니지만,
위 다섯 질문에 대해 미리 고민해두면
꼬리 질문, 유사한 질문 및 응용 질문을 받아낼 바탕이 생깁니다.
제가 제일 공을 들이게 하는 건 2번입니다.
생기부 문장을 그대로 외우면
꼬리 질문 하나에 바로 무너지거든요.
그래서 무엇을 · 왜 · 어떻게 · 그래서,
이 네 종류로 다시 쪼개보게 합니다.
설명을 위해 제가 만든 예시로 채워 보겠습니다.
수학 탐구에서 흔히 보이는 주제예요.
무엇을 : 대출 상환 과정을 수열로 모델링
왜 : 같은 금액인데 갚는 방식에 따라 이자가 달라 보여서
어떻게 : 남은 원금을 점화식으로 세우고 등비수열 합으로 정리
그래서 : 식 하나로 상환 기간이 정해지는 걸 보고 금융수학에 관심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면접관은 학생이 쓴 단어를 그대로 붙잡습니다.
"점화식이 뭔지 설명해 볼래요?"
"왜 등비수열이 나오죠?"
매달 남은 원금에 이자율을 곱하고 갚은 돈을 빼는 구조라서,
식을 펼치면 (1+r)의 거듭제곱이 줄줄이 나온다는 걸
자기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네 개로 쪼개서 쓴 용어는 전부
꼬리 질문의 예고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3번 질문에서 학생들이 자주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갈등을 자기가 혼자 다 풀었다고 말하는 거예요.
성실해 보이려던 답이
협업을 못 하는 사람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이 질문도 네 칸으로 정리하면 편합니다.
상황 → 원인 → 내가 한 행동 → 결과와 배운 점.
누구를 탓하지 않고 원인을 짚은 뒤,
그 안에서 내가 맡은 몫을 담담하게 말하는 것.
잘한 사람보다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답이
결국 더 오래 남습니다.
5번 마지막 한 마디는 짧게 갑니다.
1분 안쪽으로, 앞에서 부족했던 답 하나를 보완하고
그 학과에서 하고 싶은 공부로 끝내면 충분합니다.
길게 끌면 정리가 안 된 사람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수능이 먼저입니다.
최저가 있는 전형에 지원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면접은 하루 20분만 떼어 두자고 권합니다.
수능 공부를 깎지 않고도
1단계 발표 날 출발선이 달라집니다.
네 편에 걸쳐 왔습니다.
원서를 낸 다음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짚었고,
같은 충족이라도 버티는 힘이 다르다는 이야기,
회차별 O, X 표로 남은 시간을 나누는 법,
그리고 오늘 면접의 네 칸까지 왔습니다.
이것으로 이 시리즈를 마칩니다.
42일, 지치지 않게 끝까지 가시길 응원합니다.
면접 일정·방식·시간은 대학과 전형마다 다릅니다. 반드시 지원하신 대학의 2027학년도 모집요강을 직접 확인하세요.
서울대 일정은 2027학년도 수시모집 안내(모집요강) 기준이며 변경될 수 있습니다.
대출 상환 탐구는 설명을 위해 만든 예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