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도 어느새 끝을 향해 가고 있네요.
수학 쫌 치는(?) 고3이면
이맘때 상담을 진행하는 학생들이
하는 말이 신기할 만큼 비슷합니다.
"선생님, 저 이번 모의고사 92점인데요.
킬러 두 개만 잡으면 100점이잖아요."
그 마음 압니다.
92점이면 8점만 더 채우면 되니까,
남은 건 22번이랑 30번뿐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그런데 10년 가까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확실해진 게 하나 있습니다.
1등급은 킬러가 아니라 다른 데서 갈립니다.
점수만 같다고
실력도 같은 게 아니에요.
어떤 학생은 92점을 맞고도
시험지에 30분, 40분이 남습니다.
어떤 학생은 100분을 꽉 채우고,
마지막 10분에 두 문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겨우 92점입니다.
앞의 학생은 킬러를 공부할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뒤의 학생은 아무리 킬러를 파고들어도,
시험장에 가면 결국 그 점수가 다시 나와요.
일반 4점 문항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흘려보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맘때 학생들에게
킬러 대신 일반 4점부터 다 뜯어보게 합니다.
"이건 어차피 맞은 건데 왜 또 봐요?"
싶은 표정을 짓지만,
여기서 두 가지가 동시에 잡힙니다.
일반 4점이 완벽해지면
점수의 하방이 안정되고, 무엇보다 시간이 남습니다.
그 남은 시간이 있어야
어려운 문제를 붙잡을 여유가 생기죠.
시험이 쉬우면 오르고
조금만 어려워지면 뚝 떨어지는 그 진동 폭.
그걸 줄이는 게 1등급으로 가는 첫 단추입니다.
두 번째는 선택과목이에요.
고3이 재수생한테 가장 크게 밀리는 지점이
딱 여기입니다. 미적분과 확통.
많은 학생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방학 동안 모의고사 열심히 풀다 보면
미적분도 알아서 늘겠지."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는 거의 안 늘어요.
찬찬히 따져 보면 당연합니다.
모의고사 한 회에 미적분은 여덟 문제 남짓,
그중 새로 배울 만한 건 한두 개뿐이에요.
그 양으로는 실력이 쌓일 재료 자체가 부족합니다.
저는 모의고사를 이렇게 씁니다.
모의고사는 공부하는 교재가 아니라,
내 약점을 찍어 주는 진단서입니다.
지수·로그 문제 하나를 틀렸다면
"아, 내가 여기가 약하구나" 하고 발견하는 용도예요.
그럼 그 주 일주일은 그 단원을 통째로 채우고,
다음 시험에서 다시 도전합니다.
이 구조가 돌아가야 선택과목이 붙어요.
한 가지 더 짚자면,
아이들이 적분이랑 통계를 제일 버거워하는데
사실 각 과목에서 제일 쉬운 단원이 그 둘입니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단원 뒤쪽에 있어서 늘 안 하고 넘어간 것뿐이에요.
여름방학은 그렇게 미뤄둔 뒤쪽을 당겨오기에
딱 좋은 시간입니다.
여기에 제 생각을 하나만 더 붙이자면요.
일반 4점을 '뜯어본다'는 건
답을 다시 맞히라는 게 아니라,
푸는 데 몇 분 걸렸는지를 재보라는 뜻입니다.
맞았더라도 한 문제에 30분을 쓴 4점짜리가 있다면,
그건 아직 안 잡힌 문제예요.
여름방학이 아직 절반 남았습니다.
킬러 두 문제에 마음 다 뺏기지 말고,
오늘은 일반 4점 하나 풀이 시간부터 재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