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덕외고 내신 수학을 지도하고 있는
하이씨앤씨 강사 유승완입니다.
제가 이전에 재수종합반에 있었을 때,
어머님들께서 이런 식으로 질문을 많이 주셨습니다.
우리 애가 문제집을 이만큼 풀었는데
왜 등급이 안 오를까요? ㅠㅠ
옆에서 듣고 있던 학생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고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예전엔 그 질문에
"문제집 한 권 더 푸시면 됩니다"
라고 답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몇 년 애들을 붙잡고 가르치다 보니
그 답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문제집 세 권 푸는 아이
vs 한 권을 세 번 푸는 아이
작년에 가르쳤던 고2 학생 중에
문제집(저희 학원 수학교재)를 정말 열심히 푸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숙제도 밀린 적 없고,
학원 오는 날이면 항상 채점까지 마쳐서 왔어요.
그런데,,
딱 2등급에서 더 안 올라가는 겁니다.
이유를 보려고
그 아이가 문제 푸는 걸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는데,
답이 바로 나왔습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2~3분 안에 별표
부터 치고 넘어가더라구요.
3등급에서 2등급까지는,
사실 유형을 많이 익히면 어느 정도 올라갑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2등급에서 1등급으로 넘어가려는 순간부터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문제를
스스로 풀어내는 힘
이 필요한데,
이건 유형을 아무리 암기해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막힌 시간을 버티는 연습
그래서 저는
그 학생한테 실험을 하나 시켰습니다.
시간 무제한으로 줄 테니
최소 한 문제당 15분 이상은 고민해서 가져오라고요.
처음엔 다들 답답해합니다.
10개 중에 두세 개만 풀고
나머지는 별표 쳐서 오던 애가,
15분씩 붙잡고 있으라니
숙제 시간이 배로 늘어나는 셈이니까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몇 주 지나니
"몰라서 못 풀었다"고 별표 쳤던 문제 중
절반 가까이를 스스로 맞춰 오기 시작하더군요.
못 풀어도 15분을 버틴 문제가,
3분 만에 답부터 보고 넘어간 문제 열 개보다
실력을 훨씬 많이 키워줍니다.
이게 참 어려운 부분인데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 문제 붙잡고 있다가
오늘 숙제 못 끝내면 어떡하지 ㅠㅠ "
하는 불안이 항상 앞섭니다.
"옆에 있는 애는 열 문제 다 풀었는데
저는 세 문제밖에 못 했어요..."
이런 말, 상담 때 정말 많이 듣습니다.
여기에 하나 붙이자면,
굳이 문제 수를 똑같이 맞출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하루 수학 공부 시간이 3시간이면
2시간은 양으로 채우는 문제를 풀고,
나머지 1시간만 딱 정해서
안 풀리는 문제에 쏟아붓는 식으로
나눠보라고 권합니다.
세 문제만 잡아도 됩니다.
대신,
그 세 문제는 절대 답부터 보지 않는다는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
오답노트보다 오답 재풀이
여기에 하나 더,
저는 조금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오답노트를 예쁘게 정리하는 것보다
틀린 문제를 딱 한 번,
손으로 다시 풀어보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큽니다.
틀린 문제 다섯 개 중에 계산 실수로 틀린 게 두어 개,
조금만 더 생각했으면 풀렸을 게 또 두어 개인 경우가
실제로 굉장히 많거든요.
이걸 눈으로만 확인하고 넘어가면
다음 시험에서 또 똑같이 틀립니다.
그런데 손으로 한 번 더 풀어보면
"아, 이래서 틀렸구나"가 몸에 남습니다.
30분씩 머리 싸매지 않아도,
이 정도만 꾸준히 해도
등급이 움직이는 걸 여러 번 봤습니다.
7월 모의고사,
지금 문제집 한 권 더 사는 것보다
어제 틀린 문제 한 번 더 풀어보는 게 낫습니다.
무섭고 불안한 거 압니다.
그래도 그 15분, 한번은 버텨보세요.
다음 글에서는
신유형 문제,
그러니까 어렵진 않은데 처음 보는 문제들이 왜 늘고 있는지 조금 더 풀어보겠습니다.